오늘(5월 21일)은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이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고 지키기 위해 제정된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서울에서도 기념행사가 열렸다. 정지영 영화감독, 배우 문소리, 김영현 소설가, 손세실리아 시인 등 각 분야의 문화예술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된 이날 기념행사에서 단연 눈길을 끈 것은 ‘레버러터리 39(Laboratory 39)’의 퍼포먼스 <세 자루>.
<세 자루>는 ‘세계 문화다양성 선언’에 기초해 작성된 ‘문화다양성 협약’의 국회비준 문제를 다루고 있다. 각국의 문화주권을 국제법으로 보호하기 위한 이 협약은 지난 2005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148개국의 압도적인 지지로 채택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2007년 3월 30개국 이상 회원국들의 국내비준으로 정식 발표됐으며, 현재까지 80개국의 국가에서 국내비준을 마쳤다.
당시 협약 채택에 반대한 나라는 미국과 이스라엘 두 국가였는데, <세 자루>에 등장한 세 자루 중 두 자루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상징한다. 그리고 나머지 한 자루는 당시 협약 채택에 ‘찬성’ 표를 던져놓고도 아직까지 비준절차를 밟지 않고 있는 ‘한국’이다. ‘불량감자’처럼 보이는 이 자루에 대해 김윤환 작가는 ‘똥자루’라고 표현했다.
인사동 남인사마당 돌바닥에는 영국, 프랑스, 스위스, 캐나다, 아르헨티나, 스페인, 네덜란드, 가나, 수단, 가봉, 뉴질랜드, 아랍공화국, 칠레, 중국 등 이미 협약의 국내비준을 마친 80개 국가들의 이름이 씌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닥을 가득 채운 나라 이름 위로 세 개의 ‘자루’가 등장했다.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너희들은 누구냐?”라고 외치자 자루 위로 미국, 이스라엘, 한국의 국기가 올라왔다. 이어서 사람들은 “나와라”, “나와라”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꼼짝하지 않던 자루들은 사람들의 요구에 조금씩 움직이더니 마지못해 비준 국가들의 이름 위로 자신들의 이름을 써넣기 시작했다.
마당에 'AMERICA'(미국), 'KOREA'(한국), 'ISRAEL'(이스라엘)이라는 글자가 새겨지자 곳곳에서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이내 자루가 사람들에 의해 열리고 세 나라가 밖으로 나왔다. 자신들만의 세계를 강고히 하고자 했던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한국이 세계의 문화다양성을 위해 함께 한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희망사항이지만 말이다. 레버러터리 39의 <세 자루>를 화보로 묶었다.
‘레버러터리 39’는 목동 예술인회관에서 스쾃운동을 펼쳤던 ‘오아시스프로젝트’의 김윤환, 김강 씨를 필두로 조직된 예술집단으로, 현재 문래예술공단에서 둥지를 틀고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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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남인사마당 바닥에 '문화다양성 협약'의 국내비준을 마친 국가 이름을 적어 넣고 있 는 손세실리아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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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버러터리 39'의 김윤환 작가는 바닥에 '유네스코'라고 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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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내 남인사마당 바닥은 문화다양성 협약의 국내비준을 마친 80개국의 이름으로 채워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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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등장한 세 개의 자루. "너희는 누구니"라는 질문에 미국의 국기가 자루 위로 올라 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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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넌? "이스라엘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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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넌? "한국이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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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와라 나라!"라는 외침에 마지못해 자신들의 이름을 쓰는 세 자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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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둥버둥 대며 힘겹게 'KOREA'를 쓴 한국의 자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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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루에서 풀려나와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레버러터리 39팀. 모두 모두 나와 '문화다양성 협약'에 함께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