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입을 막으려 하는가?

슥슥/난이 문화이야기 2008/06/03 17:24
민중의 입을 막으려 하는가?
정부의 언론 통제 및 검열에 대한 비판 성명 잇따라
3일 오전 11시 서울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열린 '이명박 정부 100일, 언론장악·여론통제 규탄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언론장악 음모 중단하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 오마이뉴스 안홍기 기자>
▲ 3일 오전 11시 서울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열린 '이명박 정부 100일, 언론장악·여론통제 규탄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언론장악 음모 중단하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 오마이뉴스 안홍기 기자>

‘만인의 언론’으로 등장한 인터넷에 대한 통제가 가시화되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방침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인터넷 포털에 올라온 댓글에 대한 ‘블라인드’(임시조치) 조치를 요구한데 이어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글들을 심의해 인터넷 언론 및 매체에 대한 정치적 검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독립기구에서 대통령 직속 기구로 조직이 개편된 방송통신위원회(전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지난 5일 3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에 전화를 걸어 “광우병 관련 글이 올라오고 카페가 만들어지는 등 심상치 않다”고 말한 뒤 이명박 대통령 비판 댓글에 대해 ‘블라인드’(임시조치)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임시조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방통위법)에 규정되어 있는 삭제의 한 방법으로 이용자의 권리 침해에 대하여 포털 사이트의 신속한 조치 의무를 규정한 것인데 정부 비판 글에 대한 관리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또 지난 28일에는 인터넷 등 방송통신융합 미디어에 대한 독립적인 심의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다음(Daum) 카페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에 올라온 게시글을 심의해 이 대통령을 지칭하는 ‘머리용량 2MB’, ‘간사한 사람’ 등의 표현에 대해 ‘언어순화와 과장된 표현의 자제 권고’를 결정해 인터넷 실명제와 함께 인터넷 검열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진보네트워크는 2일 성명을 내고 “민중의 입을 막을 권한은 그 어느 누구에도 없다”며 “이명박 정부는 일체의 인터넷 통제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진보네트워크는 성명에서 “출범직후부터 지난 정권까지 정치적 검열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이어 명목상 ‘독립적인’ 방송심의위까지 검열 기구 노릇을 하고 있다”며 “이는 시대에 역행한 인권 탄압이자, 지금 불같이 일고 있는 민주주의 열망에 대한 중대한 배반”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가 인터넷 통제에 대한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더 큰 국민적 저항이 일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정치적인 심의’, ‘방송통신위원회의 임시조치의 정치적 이용 의혹’ 등 정부의 인터넷 통제에 대한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3일에는 4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미디어행동’이 서울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부는 현재 위기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지 않고, 언론을 장악하고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언론장악 음모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미디어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언론장악을 위한 이명박 정부의 거대한 음모가 전방위적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공영방송에 대한 감사원 표적 감사와 민영화 정책, 인터넷 공간의 자유로운 의견 표출을 막기 위한 인터넷 실명제 도입 등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정부는 신문, 방송, 인터넷 등을 장악해 국민의 생각을 통제하겠다는 발상을 버려라”고 경고했으며, 전규찬 공공미디어연구소 이사장은 “이명박 정부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무능한 방통위원을 당장 사퇴시키고 신문,방송, 인터넷에 대한 검열과 통제 실태를 낱낱이 드러내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가 운용 근거인 방통위법을 어기고 임의대로 공개 여부를 결정,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한 것과 관련해 전국언론노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갖고 “방송통신위법에 명시된 ‘회의공개 원칙’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방통위 회의 비공개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 이 글은 문화예술 전문 인터넷 신문 <컬처뉴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컬처뉴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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